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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토리오(2020)_나만의 최적화 과정을 만드는 재미
    후기(後記)/플레이후기 2023. 4. 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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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1.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데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
    2. 자동화, 최적화가 안 된 상황을 못 참는 사람
    3. 건설 및 자원관리 시뮬레이션을 재밌게 한 사람

    <비추천>
    1. 일정한 안내에 따라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
    2.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부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

    평점: 별 다섯 개

    팩토리오는 건설시뮬레이션 장르에서 워낙 유명한 게임이다. 최근 게임들과 비교하면 그래픽이 아주 뛰어나지 않다. 대신 가시성은 좋은 편이다. 이는 게임 후반부에 대규모 자동화 생산 라인을 구축하게 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리 고려하여 그래픽 수준을 최대한 조절한 것이라고 본다. 게임 후반부까지 진행해본 결과, 이 선택은 적절하다기보다 적합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스위치에서도 어느 정도 잘 돌아가니 말 다했다(나는 PC와 M1맥북으로 플레이했다).

    어떤 행성에 불시착한 주인공이 행성에 퍼져 있는 자원들을 이용하여 로켓을 개발, 제작하여 탈출한다. 이 게임은 이렇게 한 문장으로 게임의 목표와 과정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간단해보이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다.

    유저는 처음부터 모든 물건을 만들 수 없다. 어떤 물건을 만들려면 그에 맞는 일정한 기술 단계가 있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철이 들어가는 물건을 만들 수 있고, 2단계에서 강철을 제련하여 강철이 들어가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식이다. 따라서 로켓의 재료를 처음부터 모을 수도 없지만, 설령 모은다고 하더라도 로켓을 만들 수 없다.

    기술 단계를 높이는 방법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연구를 위해서는 각 단계마다 포션처럼 생긴 '연구팩'이 필요한데, 이 역시 자원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물건 가운데 하나다. 이 연구팩이 일종의 게임 가이드가 된다. 각 연구팩은 채굴할 수 있는 1차 자원뿐만 아니라 이전 기술 단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가공품을 대량으로 요구한다. 유저는 더 다양한 물건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 로켓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각 단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가공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기술 단계가 높아질수록 단계를 높이기 위한 연구팩은 점차 생산 과정이 복잡한 물건을 요구한다. 요구량도 급격하게 커진다.  2배, 3배, 체감은 10배 정도이다. 게다가 이전 단계를 위해 만들어놓은 가공품은 꼭 그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에도 꾸준히 필요하다. 이에 따라 유저의 공장은 점차 넓어져야 하고 자동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생산라인이 꼬이지 않도록 정리하여야 한다. 생산라인을 정리했다고 끝이 아니라, 생산량도 조절해야 한다. 어떤 물건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고 있지 않은지, 어떤 자원이 낭비되고 있지 않은지 새로운 기술 단계에 접어들 때마다 확인하고 계산해서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각종 외계생물의 침입도 방어해내야 한다. 기술 단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자원을 채굴하고 더 많은 물건을 생산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그 행성의 환경을 파괴한다. 그 행성에 사는 원주민, 외계생물은 이처럼 갑자기 행성을 침범하여 멋대로 파괴하고 있는 주인공을 공격해온다. 주인공이 직접 싸울 수도 있지만 공장이 커지면 모든 지역을 혼자 방어할 수 없으므로 방어 역시 자동포탑 등으로 자동화해야 한다. 방어를 자동화하는 데 드는 자원은 당연히 로켓 제작에 사용되었어야할 자원이므로, 방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가도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기술 단계 발전에 따라 8~9번 반복하면 이제 로켓을 쏠 수 있는 기술 단계에 도달하고 곧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이처럼 이 게임의 제작진은 연구팩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유저들이 로켓 발사에 이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팩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어떻게 갖출 것인지 따로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 각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해줄 뿐이다. 결국 게임의 목표는 분명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길은 하나이지만, 그 길에 이르는 방법은 유저마다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유저마다 게임플레이의 양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임플레이의 전반적인 원리를 유저가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유저의 선택을 폭넓게 존중해주는 것, 이것이 팩토리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유저가 게임 안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불합리함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다. 그만큼 게임플레이의 체계가 잘 잡혀 있다. 게임의 방향성과 유저의 자유도 사이에서 이정도 균형을 유지하는 게임은 많지 않다.

     

    나는 첨부한 사진처럼 처음 로켓을 쏘기까지 43시간이 걸렸다. 팩토리오 관련 공략이 많지만 처음부터 공략을 보면 좋지 않다는 '공략'때문에 막히는 구간이 생겼을 때만 공략을 참고했다. 처음 팩토리오를 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몇 가지 팁을 남겨둔다.

    1. 자원은 풍부함으로 설정하자

    기본설정도 괜찮지만 처음 시작할 때 지도 설정에서 자원을 풍부함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후반에 플레이가 어려워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철, 구리, 원유 등 1차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필요해지는데, '자원풍부함' 설정 상태가 아니면 원거리에서 기차로 자원을 운송해야 한다. 철도를 이용하는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원거리 자원 수송 과정에서 자주 외계생물의 공격을 당하게 되므로 대응이 상당히 번거롭다. 이는 이미 연구팩 생산으로 복잡해진 유저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한다. 나는 결국 대포를 개발하여 주변을 완전히 정리한 뒤 자원을 수급했다. 대포 개발도 많은 시간과 자원이 들기 때문에 그만큼 로켓을 발사는 느려진다.



    2. 잘 부수자

    한 번 만든 생산라인은 영원하지 않다. 기술 단계마다 계속 부수고 새로 정리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미 만들어놓은 생산라인이 아깝지만 그대로 두면 생산량이 들쭉날쭉해지거나 대량생산에 최적화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애초에 팩토리오에는 시설 해체에 아무런 패널티가 없다. 즉 마음껏 부수고 다시 만들어서 재배치하라는 것이다. 아깝고 귀찮지만 부수고 다시 만들면 무조건 전보다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결과도 그랬다. 잘, 자주 해체하는 것도 이 게임의 중요한 부분이다.



    3. 전기랑 유체 관리 정도는 공략을 참고해도 좋다

    다른 자원들은 눈에 보이지만 전기와 원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흐름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관련 튜토리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는지, 어떻게 해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한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엔딩을 보는데 큰 문제는 없지만, 자세히 알게 되면 게임플레이를 쾌적하게 하는 요소이다.

     

    일반 버젼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만든 각종 모드도 워낙 활성화가 잘 된 게임이다. 모드까지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팀에 등록된 도전과제들에 차차 도전해볼 생각이다. 게임의 목표가 워낙 명확하다보니 시간이 흐른 뒤 플레이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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