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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실록> 상세검색 요령과 주의점
    조선 사용 보고서 2020. 5. 25.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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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데이터베이스 웹사이트 홈페이지

     

    여러 선학(先學)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조선왕조실록>(이하 <실록>)은 위와 같이 현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료가 되었다. 1990년대 <실록>를 디지털 자료(CD-ROM)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된 뒤, 조선시대 역사 연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와 관련한 콘텐츠는 크게 늘어날 수 있었다. 정확한 통계는 알아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웹서비스 이후에는 그 증가 폭이 더 급격해졌으리라 추정된다. 이제 누구나 조선시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검색어를 넣고 살펴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몇 번 검색을 해본 분들을 알겠지만 원하는 내용을 찾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딱 맞는 내용이 잘 나오지 않거나 너무 많은 내용이 검색되기도 한다. 그래서 몇 가지 요령과 주의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검색어를 넣었지만 원하는 정보가 나오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상세검색'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검색어를 써넣는 부분 옆에 '상세검색' 아이콘이 있다.

     

     

    검색 옆에 상세검색이 보인다.

     

    이 '상세검색'을 눌러서 검색을 진행해도 좋지만, 굳이 누르지 않더라도 '상세검색'에서 제공하는 검색 요령에 따라 검색어를 곧바로 입력해도 편리하다. 다음은 '상세검색'에서 제공하는 검색 요령이다.

     

     

    상세검색의 검색 요령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AND연산' 기능이다. 이것만 사용하더라도 검색의 정확성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상세검색'까지 활용해서 검색했는데도 원하는 내용을 찾기 어렵다면 한 가지 더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한자를 검색어로 사용하는 것이다. 번역보다는 원문을 직접 검색하는 것이 아무래도 찾고 싶은 내용을 찾아내는데 수월하다. 검색어를 한자사전에서 찾아서 '복사+붙여넣기' 해도 되고, <실록>에서 제공하는 원문에서 바로 '복사+붙여넣기'해도 된다. 아무래도 한자는 같은 한자라도 모양새가 다른 이체자(異體字)가 있으니, <실록>에서 제공하는 원문을 직접 '복사+붙여넣기'하는 것이 원하는 내용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 검색 방법은 <실록>뿐만 아니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제공하는 모든 데이터베이스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정도 검색만 진행하더라도 남이 써놓은 조선시대 관련 글이 정말 근거가 있는 것인지 검증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조선시대로 일정한 콘텐츠를 생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턱없이 부족하다. 먼저 현재 데이터베이스 자체에 한계가 있다. 이 방대한 사료가 검색되는 것만으로도 연구자 입장에서는 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욕심을 부려본다면 검색 기능, 색인 기능 등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같은 한자인데 모양이 다른 경우는 검색에서 누락될 때가 있고, 검색어와 전혀 상관없는 기사가 검색되기도 한다. 특정 사례들을 한 번에 모아서 보고 싶어도 지금은 딱히 방법이 없기도 하다. 그래서 연구자들 가운데는 직접 <실록>을 크롤링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직 국사편찬위원회가 RAW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도 한계가 있다(법적인 제약은 없다고 하니 곧 공개될지도 모르겠다).

     

     

    다음으로 조선시대에 사용한 개념들, 용어들 정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문제도 있다. 조선시대에 사용한 개념들, 용어들은 당연히 지금과 달랐고 더군다나 한자, 한문으로 기재되었다. 그것을 전부 이해하고 검색에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실록> 원문에는 "역병(疫病)", "괴질(怪疾)"이라고 나오는 것들이 꼭 "전염병"이라고 번역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전염병"을 검색하면 그렇게 번역하지 않은 검색 결과는 누락된다. <실록>은 그 방대한 양때문에 비교적 짧은 시간에 번역되지 못했고 약 30년에 걸쳐 번역되었다. 따라서 최신 연구의 성과가 반영되지 않았고 각 왕대 <실록>마다 번역의 질도 균질하지 않다. 특히 경제, 제도, 사상, 신분 등과 관련된 개념들, 용어들은 한문을 해독할 수 있다고 바로 알 수 있는 것들이 아니기에 번역이 천차만별이다. 일상적인 용어에서 사상적 개념으로 갈수록 검색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마지막으로 사료를 검색해서 보는 것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검색은 편리하지만 찾아낸 내용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정말 어렵다. 아무리 작은 현상이라도 하나의 기사만으로 판단하고 해석하기 까다로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검색을 활용하지 않고 <실록> 전체 기사를 독해하려는 연구자들도 몇몇 기사를 엉뚱한 내용으로 이해하고 실수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다. 결국 단순 재미든 콘텐츠 생산 목적이든 <실록>을 검색한다면, 검색은 언제나 한계가 있다는 것, 검색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언젠가 데이터 과학의 발달로 지금 말한 검색의 한계가 모두 없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아니다(아마도 지금보다 양질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 역사학 연구와 '대중화'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세 가지는 <실록> 데이터베이스의 부족한 부분이면서, 동시에 일반 사용자들이 <실록>을 활용하면서 놓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1)'상세검색'과 한자 검색어로 검색의 정확성을 높이고, 2)해당 검색어가 어떤 문맥에서 쓰이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3)가능하다면 앞뒤로 관련된 기사를 함께 읽어 보는 것이다. 1)을 넘어 2), 3)까지 오면 역사학 연구자의 작업과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겠다. 단순 흥미라면 1)만 해도 만족스러운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록> 웹사이트는 맨 아래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이 기회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주제를 <실록>에서 한 번 확인해보자. 덧붙여 <조선왕조실록>은 후세 사람들이 편의적으로 붙인 이름일 뿐, 공식적인 책 이름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세종실록>의 이름은 <세종장헌대왕실록(世宗莊憲大王實錄)>이다. 이렇게 각 <실록>마다 이름이 따로 붙어 있다. 조선시대에 이 책들을 아울러서 가리킬 때는 <실록>이라고 했다.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조선왕조실록>이란 책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http://sillok.history.go.kr

     

    sillok.histor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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