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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은 왜 5월 15일일까?조선 사용 보고서 2020. 5. 8. 01:45
5월 7일이 생일인 친구가 있는 덕분에 궁금증을 가지고 찾아보게 되었다. 아마 친구는 생일을 맞아 자기 생일 날짜인 5월 7일을 인터넷에 검색해봤나 보다. 검색 과정에서 친구는 조선 세종 생일이 양력으로 5월 7일이라는 정보를 발견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은 세종 생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여 정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왜 이런 정보가 인터넷 공간에 많이 남아 있을까? 먼저 세종 생일을 찾아보자. 사이트에 가서 총서를 찾으면 된다. 총서에는 세종이 태조 6년(1397) 4월 임진(壬辰)일에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럼 이제 1397년 4월 임진일이 음력으로 며칠인지 찾아보자. 을 눌러서 태조 6년 4월로 가보자.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 달은 계미(癸未)가 초하루인 달이다. 에는 6년 4월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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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트 파르주, <아카이브 취향>, 문학과지성사, 2020후기(後記)/독서후기 2020. 5. 7. 01:32
PDF로 만들어졌거나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된 사료를 다루는 요즘 연구자들과 조금 세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역사학자의 작업 과정을 아주 잘 묘사한 책이다. 아무리 봐도 의미 없어 보이는 수많은 사료 더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고 설명하려고 하는 역사학자의 작업은 흥미로우면서도 매우 지루한 작업이다. 실컷 많은 사료를 죽자 사자 검토해도 허탕을 치는 날이 대부분이다. 겨우 찾으려고 했던 사료를 찾아내 기분 좋게 잠에 들어도 다음날이 되어 맨 정신(?)에 다시 사료를 살펴보면, 사료를 잘못 봤거나 오해한 경우도 많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사료의 양에 기가 눌려, 그야말로 사료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다가 아무것도 할 엄두를 내지 못할 때도 있다. 지루한 작업 과정은 무려 검색이 되는 전자화된 사료를 다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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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종대 김중량(金仲良) 독살 사건하루실록 2020. 5. 5. 17:27
조선 중종 32년(1537) 어느 날 김중량(金仲良)이라는 사람이 죽었다. 김중량의 아들이었던 김빈(金斌)은 아버지가 독살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아버지의 첩인 내은장(內隱藏)과 그녀의 사위 정형근(鄭亨根)을 고발했다. 그러니까 정형근은 김빈에게 매부(妹夫)가 된다. 이 사건은 김빈의 말대로라면 첩이 남편을, 혹은 사위가 장인을 독살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 윤리를 심각하게 해치는, 강상(綱常)과 관련된 사건이었으므로 왕에게 보고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에 가족 사이의 살인사건이 기록으로 많이 남아 있는 것도 이런 이유였다. 이 사건을 접수한 사헌부는 김빈이 고발한 내은장, 정형근뿐만 아니라, 김중량의 아내인 철비(哲非)와 딸 두리덕(豆里德)은 물론, 고발자인 김빈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한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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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동요(童謠)라고 할 수 없다" 조선 태종대 동요 소동 사건하루실록 2020. 5. 3. 23:35
조선 태종 13년(1413) 혜정교(惠政橋))에서 열 살짜리 아이들이 놀면서 노래를 부르다가 당시 사법기관인 형조(刑曹)에 잡혀왔다. 혜정교는 당시 한성 서린방(瑞麟坊) 북쪽에 있었던 다리로,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서울 경복궁의 정남쪽에 있었던 것 같다. 에서는 혜정교를 현재 종로 1가 광화문우체국 부근으로 위치를 비정하고 있다. 대체 이 혜정교에서 무슨 노래를 불렀길래 열 살짜리 아이들이 감옥으로 끌려왔을까. 곽금(郭金), 막금(莫金), 막승(莫升), 덕중(德中) 등 네 명은 공 여러 개를 치는 놀이를 하면서 공에 각각 이름을 붙였다. 그 공은 총 네 개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름은 각각 현재 왕을 뜻하는 주상(主上), 효령군(孝寧君), 충녕군(忠寧君), 반인(伴人)이었다. 공에 당대 왕과 왕자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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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랙션(Extraction), 2020>, 액션에 모든 걸 쏟아 부은 액션 영화후기(後記)/시청후기 2020. 5. 1. 22:22
이 영화의 목표는 확실하다. 지금까지 다른 영화에서 시도했던 액션 장면, 그리고 지금까지 다른 영화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액션 장면을 몽땅 다 보여주겠다는 것. 중반부까지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호쾌한 액션이 쉼 없이 이어진다. 맨손, 칼, 총기, 중화기, 차량, 헬리콥터를 사용한 액션이 모두 등장한다. 쓸데없이 늘어지거나 불필요한 동작도 없고, 카메라를 너무 흔들어대고 조명을 신경 쓰지 않아서 액션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구간도 거의 없다. 최근 액션 영화에 당연한 것처럼 포함되는 롱테이크샷 고난도 액션도 포함되어 있다. 그야말로 이 영화는 액션 영화의 사전적 정의, "격투, 추격, 살인 따위의 격렬한 행동이나 사건을 소재로 삼는 영화", 그대로이다. 크리스 햄스워스(이하 햄식이, 타일러 레이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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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李珥)의 십만양병설로 쓴 세상 제일 게으른 글쓰기조선 사용 보고서 2020. 4. 30. 15:18
오늘 문화면에 이라는 연재물 가운데 하나로 다음과 같은 기사가 올라왔다. 다음 메인페이지에 올라왔길래 눌러보았다. [더오래]’십만 양병’ 반대한 류성룡, 임진왜란 터지자.. 이 대체 무슨 프로젝트인지 알 수 없어서 조금 더 검색해보니, 에서 만든 "인생 환승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한다. 아마도 정년 등 어떤 이유에서 직업이나 전문 분야를 바꾸는 사람들이 필진으로 선정되어 특정 주제의 글을 연재하는 곳인 것 같다. 이 글을 쓴 사람은 대구한의대 교수 송의호이다. "온고지신 우리문화"라는 주제로, "우리의 근본부터 전통문화, 관혼상제 등에 담긴 아름다운 정신, 잘못 알고 있는 상식 등을 사례별로 정리하여 연재한다고 한다. 이미 나무위키 검색 결과를 글에 대놓고 인용하는 것부터 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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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연구자가 되기 위하여쓸데없는 생각들 2020. 4. 28. 02:17
한때는 남을 위해 공부한다고, 우리 사회와 공동체, 세계를 위해 공부한다고, 거창하게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공부라는 행위를 직업으로 삼은 연구자는 결국 자기 만족을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문학 공부는 더욱 그렇다. 인문학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무지 쓸데가 없다. 굳이 쓸데를 생각해보면, 다양한 생각을 그대로 머물게 해서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생존 가능성을 조금 높이는 것 정도이다. 써놓고 보니 역시 꽤나 추상적인 쓸데이다. 그만큼 인문학은 정말 쓸데가 없다. 인문학은 근본적으로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생산하지 못한다(인문학이 돈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주의하자). 그럼 인문학 연구자는 공동체에 기생하는 기생충일까. 생활과 생존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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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즈 앤 이어즈(Years & Years, 2019)>, 상상보다 더 두려운 미래후기(後記)/시청후기 2020. 4. 27. 14:57
*이 글에는 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는 영국 BBC와 미국 HBO가 합작한 6부작 드라마이다(마지막화의 내용으로 볼 때 아마 시즌이 더 나올 것 같다). 다가올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서 만든 드라마인데, 50년, 100년 뒤가 아니라 당장 5년, 10년 뒤를 상상해서 만든 이야기라 몰입이 잘 되었다. 영국 입장에서는 브렉시트 이후의 세계를 그렸으니 더 와 닿을 것 같다. 전지구적인 상황을 다루는 드라마이므로 이야기 전개가 다소 산만해질 수 있었는데, 한 가족의 이야기로 초점을 맞춘 것도 마음에 들었다. 역사적인 주제 혹은 전지구적인 소재의 이야기를 한 가족으로 풀어내는 가족드라마들이 늘 그렇듯이, 에서도 한 가족에 유독 많은 다양성(인종, 성 정체성, 장애 여부, 직업 등)이 몰려 있을 수..